나의 아들은 대안 중학교에..
저에게는 첫아들이 있어요. 어린 책에서 튀어나온 듯 작고 작고 지나가는 길가에 꽃을 밟지 않으려고 휘어져 사탕은 몸에 좋지 않다는 어머니의 말에 초등학교 시절 사탕도 잘 물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책은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아서 아는 잡다한 지식은 많지만 학교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습적인 부분은 절대 할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1학년 가방이 아들을 메고 있는지, 아들이 가방을 메고 있는지, 입학식 날만 손을 잡고 교실로 보낸 뒤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 주겠다며 혼자 실내화 가방을 들고 등교하도록 강행군을 시켰죠. 아들의 등교로 미행을 두달 정도 한 것 같아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아들을 확인하고 미행을 멈추기로 했어요. 첫 번째 학부모 회의 날이었어요 늘 늦었지만 뭐든 해내는 아들이라 아들의 늦음이 혹시 선생님에게 그렇게 질타받을 줄은 미처 모르고 학부모회의에 참석했고, 아들이 공부하는 1학년 5반에 삼삼오오 엄마들이 모였습니다. 맏형이라서 학부모 회의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뭐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제 수업도 휴강을 한 채로 참석을 했기 때문에 기대가 컸습니다.선생님의 첫마디 OO의 어머님! 아이는 가나도 모르겠습니다만, 방과후의 신청은 로봇 조립 마술의 과학뿐이었죠? 지금 교실에서 OO만 제일 늦는거 알아요? 뒤에 있는 OO이 파일을 찾아서 한번 봐주세요." 라고 말하며 아이들 사물함 위의 자료통을 가리키며 저를 많은 엄마들 앞에서 혼을 내었습니다. 머리가 하얘진다는 게 그런 것 같아요.창피한 건 아니에요. 당연히 초등학교 입학이라면 한글을 가르쳐야 하는데 학습을 안하고 입학시켰다고 선생님이 이렇게 화를 내시다니 말도 안 돼? 그럼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수업을 하지 말고 학원으로 돌리란 말이야? 제 기준으로는 너무 부당해서 납을 제거할 수 없었지만 아무 말도 못했어요. 다음날 선생님 눈이 차가워질까 봐 우리 애를 귀찮게 다룰까 봐. 집에 오는 내내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여자 형제도 없고, 들을 곳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