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투척 사건 청와대 민정수석

 [김순덕의 도발] 2021 .02.19。

신현수 민정수석이 열심히 일했다. 일제 때 애국지사 폭탄을 던지듯 청와대 한복판에서 사표를 던짐으로써 정권 핵심부의 음모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적지 않은 국민이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만은 선량하고 정의라고 믿어 왔다. 대통령은 착하고 공정하지만 신변의 영달과 장기집권을 노리는 '운동권 청와대'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선출하고 무리한 검찰인사를 서슴지 않는 것도 대권 의욕에 사로잡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단독 플레이라고 봤다.

●검찰 장악은 대통령의 의지였다

그렇지 않음을 이번에 신현수가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반대한 추미애 박범계 라인 인사가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는 것은 이 모든 검찰 장악이 문 대통령의 의지임을 시사한다.

대통령인 경희대 후배 윤석열 씨 밑에서 정권 관련 수사 때마다 견제구를 날렸던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을 신현수는 교체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이성윤을 그대로 둔 이번 인사는 계속 그 자리에서 어명을 받으라는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다. 그걸 신현수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특히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인 백운규 영장 청구 직후 문 대통령이 격노했고, 신현수를 패싱한 검찰 관계자가 승인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청와대는 격노가 출발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백운규는 월성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수사가 계속되면 "월성 1호기는 언제 폐쇄되느냐"고 묻던 문 대통령까지 칼끝이 겨누는 상황인 것이다(이 수사를 막는 것을 집권세력은 '문민통제'라고 표현한다).

●직 걸고 직언하는 게 민정수석

순장조로 채워진 임기 말의 블루하우스에서는 1년 3개월 후 대통령을 무사히 퇴임시키고 그 후엔 조용히 잊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현안일 것이다. 신현수가 비공개 회의에서 특별감찰관을 빨리 둬야 한다거나 선거 전에 과거 국정원 사찰 문제를 청와대가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필요 이상으로 했을까. 대통령 아들과 비서실 관련 의혹은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 청와대에서는 부산 보궐선거에서 지면 대선도 위험하다며 정치공학에만 몰두하니 기가 막힐 것이다.

민정수석이 원래 그런 자리다. 민간 정조까지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자리 가장 어려운 5공 시절에 맨송맨송한 뉴스를 잃어버린 사람도 김용갑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당시 지상파TV의 밤 9시 뉴스가 9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땡 시보가 울리자마자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로 시작한다고 해서 부전 뉴스였다. 김용갑이 각하, 국민이 부정확해지면 TV를 꺼버리겠다고 직언하자 뜻밖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럼 민정수석이 조치를 하라고 했다고 한다.

신현수는 직을 걸고 직언하는 대통령 참모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정권보위수사에서 뒤집힌 검찰인사를 바로잡지 못하면 민심이 떠난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인 만큼 문 대통령도 대통령이 마음을 받아줄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공직자들은 그 자리에서 싸워라

그가 알던 문 대통령은 지금 없다. 죽창가를 부르는 전직 민정수석의 조국식 극단주의자들에게 정권 자체가 납치된 지 오래다(그러고 보니 문 대통령도 조국과 다를 바 없는 극단주의자라는 생각이 든다).

조국의 아이들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조국의 전 수석과 그 가족들이 겪은 멸문지화 수준의 고통을 특별히 기록해 둔다는 글을 올렸다. 하긴 검찰 인사가 문제가 아니다. 국정기조 역시 조국식의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조국을 반항할 경우 멸문화되는 고통이 생길 수도 있다.

신현수가 사표를 던짐으로써 문 정권의 궤도 이탈을 알게 됐다. 그렇다고 모두가 박차고 나갈 수는 없다. 일제 때는 만주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이 땅에서 제 할 일을 한 사람도 애국자였다. 특히 공직자들은 최재형 감사원장처럼 자기 위치에서 제대로 자기 할 일을 함으로써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을 다해주기 바란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모든 일은 반드시 절차를 밟아 처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하세요. 윗분의 지시는 서면으로 요청해서 증거를 남겨라. 어른이라면 아랫사람에게 되도록 천천히 지시하는 것도 애국이 될 수 있다. 이상 미 중앙정보국(CIA)이 과거 독재국가 상공에 살포한 자유의 전사 교범 내용이었다.

김 순 덕 대기자 dobal@donga.com

https://www.donga.com/news/dobal/article/all/20210219/105502304/1?ref=main&utm_source=DongaApp&utm_medium=app#신현수 민정수석비서관이 열심히 일했다. 일제 때 애국지사 폭탄을 던지듯 청와대 한복판에서 사표를 던짐으로써 정권 핵심부의 음모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국민이 지금까지 문재인 www.donga.com *본보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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